※ 이 칼럼은 원저자 하야사카 신야 교수 측의 공식 사용 허가를 받아, 한국 독자에 맞게 재구성한 콘텐츠입니다.
하나의 전화에서 시작된 연구.
만나서 반갑습니다. 온천요법 전문의이자 의학박사인 하야사카 신야입니다.
25년쯤 전, 지역 의료에 종사하던 제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어르신의 목욕을 돕던 요양 직원이었죠. "선생님, 혈압이 170인데 목욕에 들어가도 괜찮을까요?" 기준치(140)를 크게 웃도는 수치라, 그때 저는 "하지 마세요"라고 답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럼 140이면 안전한가? 150이면? 대체 혈압이 몇까지면 목욕이 안전할까? 교과서를 뒤지고 논문을 찾아봐도 명확한 답이 없었습니다. "제대로 연구해서 근거로 답할 수 있어야 한다" — 그렇게 저는 그때까지 아무도 본격적으로 다루지 않았던 '목욕'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로부터 약 25년, 7만 명 이상의 목욕을 의학적으로 조사하며 알게 된 사실은 이것입니다. 목욕은 우리 건강에 상상 이상으로 놀라운 효과를 준다는 것.
숫자가 증명하는 목욕의 힘.
매일 욕조에 담그는 습관이 '건강수명'을 늘린다

말이 아니라 데이터로 보여드리겠습니다. 65세 이상 자립 고령자 약 1만 4천 명을 3년간 추적했더니, 겨울에 주 7회 이상 욕조에 몸을 담근 사람은 주 2회 이하인 사람보다 새로 요양 판정을 받을 위험이 29%나 낮았습니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여름에 매일 목욕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의 9년 후 치매 위험이 26% 낮게 나타났습니다. (그림 1)
이뿐만이 아닙니다.

뇌졸중 위험 — 약 26% 감소
심근경색 위험 — 약 35% 감소
당뇨 관리 상태 — 1.43배 양호
요양이나 치매는 모두 '건강수명(스스로 건강하게 사는 기간)'을 갉아먹는 요인입니다. 목욕이 그 위험을 낮춘다는 것은, 곧 목욕으로 건강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평균수명과 건강수명 사이의 격차는 일본만의 고민이 아니라, 고령화가 빠른 한국도 함께 안고 있는 과제죠).
(출처:『入浴 それは、世界一簡単な健康習慣』)
📘 온리브 가이드 포인트
매일의 목욕은 '건강하게 사는 시간'을 늘리는 습관. 데이터가 이미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효과의 80%는 '따뜻함'에서 온다.
온열 작용 — 몸의 중심 체온을 끌어올린다
'목욕'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아마 "따뜻하다"일 겁니다. 바로 이 당연한 따뜻함, 즉 온열 작용이야말로 건강 효과의 약 80%를 차지하는 핵심입니다.
40℃ 전후의 물에 10분 정도만 담가도 몸속 깊은 곳의 체온(심부 체온)이 0.5~1℃
올라갑니다. 두꺼운 옷으로 피부만 데우는 것과는 다릅니다. 혈액 자체를 데워 온몸으로 돌리기 때문에, 손발 끝 가느다란 혈관까지 따뜻한 피가 돌아 냉증이 개선됩니다. 게다가 몸이 따뜻해지면 백혈구나 NK세포 같은 면역세포가 활발해져, 바이러스·세균·이상 세포에 맞서는 저항력이 올라갑니다. 목욕 한 번에 면역력까지 챙기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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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10분이면 심부 체온이 0.5~1℃ 상승. 혈류와 면역이 함께 깨어납니다.
따뜻함 말고도 여섯 가지가 더 있다.
물속에 숨은 나머지 작용들
온열 작용이 주연이라면, 나머지 여섯 작용은 든든한 조연입니다. 물속에서는 이 힘들이 동시에 겹쳐 작동합니다.

정수압 작용 — 물이 몸을 부드럽게 조여, 하체에 고인 혈액과 림프액을 심장 쪽으로 밀어 올립니다. 부종이 빠지고 혈액순환이 좋아집니다.
부력 작용 — 물속에서 체중은 약 10분의 1로 느껴집니다. 관절과 근육의 부담이 줄어 몸의 긴장이 풀리고 편안해집니다.
청정 작용 — 모공이 열려, 평소 세안이나 샤워로는 빠지지 않던 묵은 각질·피지·잡균까지 씻겨 나갑니다. 피부를 깨끗하게 지켜 감염과 피부 트러블을 줄여 줍니다.
증기·향기 작용 — 김이 코와 목의 점막을 촉촉하게 적셔, 바이러스·세균을 걸러내는 섬모 세포의 기능을 되살립니다(건조한 냉·난방 실내에 오래 있는 분에게 특히 반가운 효과죠).
저항성 작용 — 물은 땅 위의 약 3~4배 저항을 줍니다. 욕조 안에서 손발을 천천히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관절 부담 없이 가벼운 근력 운동이 됩니다.
개방·밀실 작용 — 옷을 벗고 바깥세상과 잠시 끊어지는 '특별한 공간'.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나만의 시간이 지친 마음을 리셋해 줍니다.
📘 온리브 가이드 포인트
부종·근력·면역·마음까지. 욕조에 몸을 담그는 순간, 여섯 작용이 한꺼번에 일합니다.
마음의 피로까지 씻어내는 곳.
그래서, 다시 목욕입니다
온 가족이 함께 쓰는 대중목욕탕·찜질방 문화에 익숙한 우리에게, 집 욕조에서의 '혼자만의 시간'은 오히려 더 귀하게 느껴질지 모릅니다. 바쁘다고 목욕을 건너뛰는 습관(이른바 '목욕 취소파')이 늘고 있다지만, 돈도 장비도 필요 없이 매일 실천할 수 있는 이 단순한 습관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간단한 건강법입니다.
참, 첫머리의 "혈압 170" 질문 말인데요 — 그 답은 다음 편에서 근거와 함께 제대로 풀어 드리겠습니다.
하야사카 신야(早坂 信哉)
온천요법 전문의, 의학박사, 도쿄도시대학 교수
일본건강개발재단 온천의과학연구소 소장
생활습관으로서의 입욕을 의학적으로 연구하는 제일인자. 저서 『최고의 입욕법』(야마토쇼보) 외 다수



